인재 유출이다, 의대 쏠림 현상이다 말들이 많다. 이것 때문인지 정부에서는 이공계 육성 정책이라고 여러가지 이공계 인력양성 대책들을 내놓고 있다. 그런데 솔직히 얘기해서 이런 인력 양성 정책이 “인재”들을 이공계로 끌어들이는데 유인책이 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내 생각에 소위 최상위권의 인재들이 이공계로 안 오는 것은 우리나라 고용이 경직되어 있고 임금 체계도 연공서열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회사에 가서 아무리 실력이 뛰어나도 인사고과는 짬순이 되는 경우가 허다하고, 설령 높은 인사고과를 받는다하더라도 드라마틱한 연봉 변화는 없다. 회사에서 연구원이 좋은 기술을 개발해 특허내고 그게 대박난다 하더라도, 회사가 그 기술에 상응하는 확실한 인센티브를 제공했다는 소식을 들어본 적도 없다. 그렇다고 창업이 쉬운것도 아니니 어느 인재가 우리나라 이공계에 가서 월급쟁이 연구원을 하고 있을까? 그러니 뛰어난 인재들은 실력에 따른 보상이 확실한 미국으로 가는게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그런데 그렇다고 지금 우리나라 시스템이 나쁜건가? 인재들을 뺀 범인들에게는
아주 훌륭한 시스템이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여 안정적인 고용 형태와 만족스러운 급여, 블라인드에만 들어가봐도 대기업이 전문직보다 좋다는 글들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다. 문제는 Fast Follower 입장을 취하던 산업 구조에서는 지금의
시스템이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으나, 앞으로 우리나라도 선도적인 기술을 개발해야하기 위해서는 시스템이
달라져야 할 것 같다. 뛰어난 인재들이 이공계로 와서 꿈을 펼치고 좋은 기술을 개발하여 산업 경쟁력에
이바지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보상 체제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의 고용 시스템과 보상
시스템이 전반적으로 개혁되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