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경대 입학정보라고 하기에도 민망하게 졸업이 1년이나 지난 2016년에 쓴 글들은 이제 누군가에게 도움이 안될 것 같다.
게다가 지금은 시간이 더 흘러 2022년. 마지막 글을 작성한지도 6년이나 지났고, 졸업한지는 7년이 되었다.
이제 동경에서의 기억도 가물가물하고, 더 늦기전에 끄적여 놓아서 나중에 추억삼아 볼수 있는 페이지로 남겨두는 게 나을 것 같다.
10월 1일 입학이었지만, 지도 교수님은 먼저와서 얼굴이라도 보자며 9월 26일 일본에 와줄것을 요청했다. 뭐 호텔비도 준다고 하고 딱히 미룰 필요도 없어 하네다 행 비행기를 타고 김포에서 아침 비행기를 타고 출발했다. 커다란 이민 가방 1개와 케리어, 그리고 통기타 1대를 메고서...
오버차지가 너무 심해 발권 데스크에서 책들을 이리저리 옮겨 담던게 아직도 기억에 난다. 따지고 보면 오버차지 비용이면 그냥 국제 택배로 좀 나중에 받는게 나을뻔했었지... 암튼 하네다 공항에 내려서 뭔가 이제 3년간은 혼자라는 생각에 쓸쓸히 (평일 낮이라 공항마저도 한가했었다.) 신주쿠행 공항 버스를 탔다. 날씨는 약간 흐렸고 태풍이 온다는 탓에 바람이 좀 부는 날이었다. 신주쿠역에 내려서는 이민 가방을 질질 끌며 엄청 힘들게 전철을 타고 숙소가 있던 아사가야 역까지 갔다.
아사가야역의 스마일 호텔.. 왜인지 이름이 아직도 기억난다. 가격이 싸고 연구실까지 가까워서 고른 호텔이었다. 방은 일본 비즈니스 호텔답게 매우 좁았고 어두웠다. 호텔에 짐을 풀고, 나와서 제일 먼저 간곳은 편의점이었다. 편의점에서 젤리 하나를 사서 먹었었다. 그리고 가져온 기타를 치면서 시간을 보냈다.
저녁은 규동 집에서 가지가 올라간 규동을 먹었다. 정확히는 가지가 일본어로 뭔지 몰라서... 그냥 시킨다는게 그거였다. 그리고 계란을 올렸다. 반숙과 완숙... 유학전 일본 여행을 3번이나 왔었지만 규동은 그날이 처음이었다. 뭐 그 이후로는 거의 소울 푸드가 되어 3년간 잘 먹었지만...
그리고 다음날 교수님을 찾아가 인사를 드렸다. 흔쾌히 호텔비로 쓰라며 4만엔을 주셨다... 이때는 잘 몰랐지만, 연구실 회식을해도 더치페이하는 일본 문화에서 이런건 정말 흔치 않은, 아니 정말 이상한 경험이었다. 연구실 책상을 배정받고, 일본 윈도우와 일본 키보드를 처음 봐서 신기했던 기억이다. 졸업하는 동갑내기의 일본 박사와 인사하고, 내가 이어받을(?) 실험 장비와 컴퓨터 등을 소개해 줬다. (정말 소개만 해주고 갔고 그 박사 녀석도 실험은 직접해본적은 없어 세팅하는데 1년의 시간이 걸렸었다...)
그리고 연구실 애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한국에서처럼 요란스런 신입생 환영회도, 이렇다할 저녁 식사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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